2006년 07월 25일
고대(古代)의 전쟁 11
고대(古代)의 전쟁 11 레오니다스가 테르모필레에서 철수시킨 동맹군들은 아테네로 후퇴하여 유리비아데스가 지휘하는 그리스 동맹군의 전선(戰船)에 승선했다. 이제 믿을 것은 해군뿐이었다. 페르시아군은 거칠 것 없이 아티카 해안을 남하했다. 도미노의 카드가 연달아 쓰러지듯이 아테네의 동맹도시들은 차례차례 항복했고 주민들은 남부여대해서 산 속으로 도망쳤다. 페르시아군은 시민들이 모두 피난을 떠나 텅 빈 아테네에 입성해서 신전을 파괴하고 민가에는 불을 질렀다. 아테네와 그리스 반도의 싸울 수 있는 남자들은 이때 살라미스 섬 앞바다에 떠있던 함대에 올라 있었다. 그리스의 함대에서는 밤하늘을 빨갛게 물들이는 아테네의 불길이 보였다. 전사들은 아테네가 불타는 것을 보며 복수를 다짐했다. 함대는 총 360척. 그 중에서 주력 전선은 200척 정도였다. 노군을 뺀 전사들의 수는 1만 명을 웃돌았다. ![]()
↑살라미스 주변의 지형
아테네가 불탔던 밤이 지나고 날이 밝자 그리스 함대의 눈앞에 크세륵세스의 깃발이 나타났다, 눈앞의 팔레론 해변의 언덕은 페르시아의 대군으로 뒤덮였다. 살라미스 섬의 앞 바다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에 흰색의 거대한 천막이 세워지고 오색의 방패가 울타리를 만들었다. 크세륵세스 왕의 본영이었다. 그는 그 곳에 앉아 페르시아 함대가 그리스의 마지막 희망인 함대를 격멸하는 장면을 구경하려 했던 것이다. 대왕이 친히 굽어보는 앞으로 페르시아 함대가 위용을 드러냈다. 팔레론 해변의 페르시아군이 방패를 두들기고 창을 쳐들며 환호성을 울렸다. 그러나 육지의 페르시아군은 눈치를 채지 못했지만 페르시아 함대는 간밤의 폭풍으로 상당한 피해를 입고 있었다. 하지만 어쨌든 1천 척에 달하는 대함대가 해변과 살라미스 섬 사이의 좁은 수로 입구로 들어섰을 때 그 모습은 장관이었다. 수로 밖의 대해가 온통 페르시아의 군선에서 나부끼는 깃발에 뒤덮였다. 1천 척의 군선에서 일제히 노가 움직이며 물살을 밀어내고 있었다. 그리스 함대는 그 위세에 눌려 주춤주춤 물러섰다. 그러나 뒤는 살라미스 섬이었고 도망갈 퇴로는 없었다. 자그만 척후선들이 양 함대 사이에서 분주히 쏘다니고 불붙인 화살이 간간이 바다를 건너 날았다. 그러나 아직도 양함대의 거리는 멀었다. ![]()
↑살라미스 해전에서 사용된 고대 그리스의 군선
그리스 함대의 지휘선의 선루에는 한 사나이가 올라서서 전 그리스의 전사들에게 피를 토하듯 외치고 있었다. 테미스토클레스였다. 백척간두에 선 조국을 구하기 위해 군선의 뱃머리에 올라선 자. 우리는 이런 사람의 모습을 하나 기억하고 있다. 명량해전의 이순신 장군이다. 테미스토클레스의 웅변을 받아 유리비아데스가 휘하의 지휘관들에게 노호했다. "물러서지 마라! 아테네를 불태운 자들이다. 전사들이여 돌격하라!" 주춤거리며 물러서던 그리스 함대의 뱃머리가 페르시아 함대를 향해 충각을 세우기 시작했다. 이 팔레론 해변은 육지와 살라미스 섬의 거리가 넓은 곳이 2마일, 좁은 곳은 1마일 밖에 안 되는 수로의 형태였다. 말하자면 바다의 테르모필레였다. 페르시아 함대는 좌우로 넓게 벌려 수의 우세를 과시할 도리가 없었다. 수로로 깊이 들어올수록 배와 배 사이가 좁혀졌다. 서로의 노가 부딪혀 기동에 방해를 받을 정도였다. 사정은 아테네 함대도 마찬가지였다. 배와 배가 맞닿은 듯한 밀집 대형으로 아테네 함대는 페르시아 함대에 부딪혀갔다. 양쪽 함대가 쏘아올린 화살이 9월의 맑은 하늘에 장막을 쳤으며 북소리가 파도 소리를 잠재웠다. 배와 배의 충각이 부딪히면서 상대의 선복을 뚫고 들어갔다. 배끼리 격돌하는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와!'하는 함성과 함께 그리스의 전사들이 페르시아의 뱃전으로 날아들었다. 선상의 격투전이 벌어지자 우열의 차이가 드러났다. ![]()
↑살라미스 해전 상황도
그리스 전사들은 대부분이 자유민이며, 테르모필레에서 스파르타 3백 용사의 죽음을 지켜본 사람들이었다. 아티카의 모든 마을에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를 알고 있었다. 아테네가 불타면서 붉게 물들였던 지난밤의 하늘을 잊을 수 없는 사람들이었다. 지금도 크세륵세스의 화려한 금색 진막의 뒤편으로는 아테네가 불타는 검은 연기가 하늘로 솟아오르고 있었다. 더 이상은 물러설 곳도, 도망쳐서 살 방도도 없었다. 그리스 전사들의 눈에는 핏발이 섰고, 검과 도끼를 든 손에는 분노의 힘줄이 꿈틀거렸다. 페르시아의 수군은 밤새도록 수로의 바깥에서 풍랑에 시달린 끝이었다. 그리고 많은 수가 페르시아의 피정복민 중에서 끌려온 자들이었다. 목숨을 걸고 싸워야 할 이유도 잘 몰랐고, 결사적으로 지켜야 할 조국이 등 뒤에 있는 것도 아니었다. 살기등등한 그리스 전사들의 위세에 눌린 그들은 뒷걸음쳤다. 그리스 쪽은 중무장 보병들이었다. 투구와 갑옷을 걸쳤고 튼튼한 방패로 몸을 가리면서 밀고 들어갔다. 그에 반해 페르시아 병사들은 얇은 베옷 차림이었다. 양쪽이 마주섰을 때 심리적으로 압도당하는 쪽은 페르시아 병사였다. 그리스군은 가라앉고 불타는 페르시아 군선의 갑판을 타고 넘어 정신 없이 내달렸다. 이미 지나친 그리스군의 뒤편에 남은 페르시아 군선에 남은 자들이 투항하기 시작했다. 이미 크세륵세스는 의자에 앉아있지 않았다. 창백해진 표정으로 눈 아래에서 벌어지는 믿기 어려운 광경을 바라보던 왕은 배를 버리고 육지로 도망쳐오는 병사들을 보고는 마침내 참았던 노기를 폭발시키고 말았다. "저 놈들을 모조리 죽여라." 왕의 근위병들이 구사일생으로 살아서 육지에 올라선 도망병들을 살륙했다. 그 꼴을 본 페르시아 군은 이번에는 반대편의 살라미스섬으로 기어 올라갔다. 그러나 그곳에는 아리스티데스가 지휘하는 그리스 군이 기다리고 있었다. 바다에 빠져 무기를 잃어버린 빈손의 페르샤 병사들이 살라미스 섬의 모래밭에서 수없이 피를 뿌리며 죽어갔다. 페르시아 함대의 총사령관은 크세륵세스의 동생인 아리아비그네스였다. 그는 일단의 부대를 살라미스섬에 상륙시켜 아리스티데스군에게 살육 당하는 우군을 구출하려 했다. 살라미스의 해안가에서 페르시아군과 그리스 군 사이에 난투가 벌어졌다. 여기서도 페르시아군은 그리스군에게 제압 당했다. 살아남은 페르시아군은 허리까지 물이 차는 바다로 몰려 들어갔고 해안에는 그리스군의 창날이 다가왔다. 뒤를 돌아보아도 이미 구출하러 올 페르시아 군선은 가까이에 보이지 않았다. 크세륵세스의 동생인 아리아비그네스도 혼전 속에서 그리스 군에게 목숨을 잃었다. 모래밭을 넘실거리는 파도 속에 잠긴 수많은 페르시아 병사들의 시체들 속에서 누가 왕의 동생인지 알아 볼 방법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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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y | 2006/07/25 16:00 | Oriental Studies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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