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09월 01일
한국의 웹 2.0, 비둘기 블로깅 외
1. 한국의 웹 2.0
유명한 웹 2.0 블로거 중의 한명인 리처드 맥매너스가 한국의 웹 2.0 컴퍼니 목록을 자신의 블로그에 소개했다.
(바로 가기: http://www.readwriteweb.com/archives/top_korean_webapps.php)
여기에 필자가 부족한 식견으로나마 도움을 주었는데, 답글을 보니 역시 필자가 미처 소개하지 못했던 국내의 웹 2.0 컴퍼니들이 많았던 것 같아서 죄송한 마음이 든다.
리처드의 질문을 받고, 한국의 웹 2.0 컴퍼니가 어디일까 곰곰히 생각해 보았다. 그랬더니 가장 먼저 떠오르는 서비스는 역시 싸이월드였다. 물론 “닫힌 (walled-garden) 서비스” 라는 분명한 한계가 있겠지만, 유저 컨텐츠라는 측면에서 볼 때 싸이월드는 대단한 서비스다. 보통 사람들은 물론 연예인부터 (지금은 고인이 된 분이지만) 재벌가의 따님까지 열광하고 흥분하는 서비스라는 점에서, 싸이월드는 정말 대단한 서비스다.
한가지 한계점은 (적어도 아직까지는) 국제적인 인기를 끌고 있지는 못하다는 것이다. CNN 은 “싸이월드도 언젠가는 삼성전자의 전자제품처럼 세계적인 제품이 될 것이다” 라는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지만 (링크1), 그다지 쉽지는 않을 것이다. 전자제품은 인터넷 서비스만큼 문화의 영향을 많이 타는 제품은 아니기 때문에 잘 만들면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어필할 수 있다. 그러나 인터넷 서비스는 그렇지 않다. 우리나라에서는 배우 이준기를 중성적 매력을 갖춘 꽃미남으로 일컬어 주지만, 미국에서는 아마도 그러한 호의적인 표현을 써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본다.
오픈소스에서 많이 쓰는 용어로 “샌드박스 (sandbox)” 라는 용어가 있다. 샌드박스란 주변의 원래 시스템에 영향을 주지 않고 테스트 해볼 수 있는 고립된 환경을 일컫는다 (링크 2). 얼마전 필자의 외국 지인중 한 분이 한국은 전세계 인터넷과 모바일 비즈니스의 가장 좋은 “샌드박스” 라고 말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 우리나라가 웹 2.0 시대에도 계속해서 샌드박스 역할을 해서, 재미있는 일들이 우리나라에서 먼저 일어나고, 이러한 것들이 해외에서도 주목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오마이뉴스처럼 말이다. (
링크 3)
2. 비둘기 블로깅
혹시 아직도 블로그를 하지 않고 계시는 분이 있다면 자극을 받을 만한 뉴스 있다. 바로, 비둘기들도 블로그를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링크4)
사실 정확히 말하자면 비둘기들이 블로그를 쓰는 게 아니라, 비둘기를 이용하여 수집된 데이터가 블로그의 형태로 표현된다고 할 수 있다. 뉴스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의 한 연구팀은 비둘기에 센서와 GPS, 그리고 카메라를 장착하여, 이 비둘기들이 하늘을 날면서 대기 오염 데이터를 측정하고 결과값을 주기적으로 보내면, 이 데이터를 블로그로 표현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것이 시사하는 바는 무엇인가? 첫번째, 앞으로는 사람과 사람, 또는 사람과 기계 뿐만 아니라 우리 주변의 사물들끼리 데이터를 주고 받는 일이 늘어날 것이라는 점이다. 우리 주변 사물들은 주기적으로 데이터를 던져 주고, 중앙의 인텔리전트한 메커니즘이 이러한 데이터를 적절히 필터링하고 해석하여 인간에게 보다 의미있는 정보를 전달해 줄 것이다. 그냥 심심하게 하늘을 날던 비둘기들이 이제는 대기 오염 정보를 인간에게 전달해 주는 고마운 역할을 담당하게 되는 것이다.
그림. 인간이 사물에 정보를 전달해 주기도 하지만, 때로는 사물이 인간에게 정보를 전달해 주기도 한다.
IPv6 와 RFID 가 결합되었을 때 일어날 수 있는 일의 예제로 흔히 언급되어 온 것이, 냉장고가 스스로 어떤 식품의 갯수가 줄어드는 것을 알고서 인터넷을 통해 알아서 그 식품을 주문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시나리오가 현실로 이루어지는 것도 멀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 비둘기들까지 블로깅을 하는 세상이니 말이다.
두번째 시사점은 블로그가 인터넷 컨텐츠 표현의 “최소공배수” 역할을 담당하게 될 지도 모른다는 점이다.
초창기 PC 는 다양한 정보 기기중의 하나였다. 그러나 PC 는 급격히 보편화되었고, 이에 따라 주변의 다양한 기능들을 흡수해 나가기 시작했다. 오디오, 인터넷 셋탑박스 등은 이미 상당부분 별도 기기로 존재하지 않고 PC 의 기능으로 편입되어 있는 상태다. PC 는 이제 사무와 엔터테인먼트의 중심 기기로 사용되고 있을 뿐더러, (뉴스 프로그램의 “자료화면” 에 등장한 것처럼) 심지어 “바다 이야기” 프로그램을 돌리는 서버로도 사용되고 있다.
이처럼 어떤 기술이 급격한 보편화를 타게 되면 해당 기술이나 기기가 하나의 “최소 공배수” 역할을 하면서, 다양한 주변부 기능까지도 흡수해 나가는 것을 볼 수 있다. 블로그 역시 마찬가지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블로거들의 개인적 컨텐츠를 담아내는 나름대로의 전문적 역할을 해 오던 “블로그” 라는 수단은, 마치 PC 처럼 보편화되어 애당초 의도하지 않았던 다른 역할까지도 광범위하게 수행하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한 가지 현재 일어나고 있는 예가 바로 미디어 캐스팅이다. 음성 및 동영상 미디어 컨텐츠의 생산, 소비 및 유통의 플랫폼으로 블로그가 점점 더 많이 사용되고 있다. PC 가 정보의 프로세싱 파워를 대중화 (democratize) 시켜줌으로써 상상할 수 없는 이노베이션을 불러 일으켜왔던 것처럼, 블로그가 컨텐츠 퍼블리싱과 구독을 대중화 시켜줌으로써 또한 많은 이노베이션을 불러일으킬 지도 모른다. 이미 신문은 블로그에게 자리를 많이 내어준 상황이다. (링크 5)
3. 500억원짜리 요트 이야기
지난번 글에서 마틴 로샤이젠 이야기를 했었다. (링크6) 이처럼 최근들어 대체에너지가 벤처 캐피탈 커뮤니티에서 각광을 받고 있다.
실리콘 밸리에서 가장 유명한 벤처캐피탈이 어디일까? 라는 질문에, “클라이너 퍼킨스 (정확히는Kleiner, Perkins, Caufield, and Buyers)” 라고 대답하면 그다지 틀린 답은 아니다. 이러한 클라이너 퍼킨스가 최근 들어서 앞장서서 관심을 갖는 분야가 대체 에너지다.
선 마이크로시스템에서 얼마전에 클라이너 퍼킨스로 자리를 옮긴 유명한 사람, 빌 조이가 최근 5,000만불짜리 요트를 만들기로 했다고 한다. (링크7) 5000만불이면 500억원이다. 집도 아니고, 엄밀히 말하면 배 한척에 500억원을 쓴다고 하니 속된말로 “돈X랄” 이 아닌가 하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빌 조이가 만들려고 하는 요트는 그냥 평범한 요트가 아니라 100% 환경 친화적인 요트다. 그는 스스로 자신이 속한 클라이너 퍼킨스가 주창하는 녹색 철학의 전도사 역할을 스스로 자청하고 있다.
얼마전에 한 벤처 캐피털리스트의 블로그를 방문한 적이 있다. (링크8) 그는 “돈을 투자하는 사람”이 아니라 “세상을 바꾸는 사람” 이 되고 싶다고 한다. 벤처 사업가들은 혹자의 표현에 따르면 “반쯤은 미친 사람들” 이다. 아무것도 없는 황무지에서 오아시스를 보는 사람들은, 그들 스스로는 오아시스의 푸른 빛깔을 보고 흥분할 지언정, 주변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반쯤은 정신나간 사람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그런 반쯤 미친 사람들을 믿어주고 도와줌으로써, 그때까지 세상에 없던 무언가가 만들어 지고 이를 통해서 세상이 바꾸어지는 것을 지켜보는 것은 벤처캐피털리스들만의 재미가 아닐까.
빌 조이 역시 500억원짜리 배 한척을 가질 욕심보다는, 세상에 없던 그 무언가를 자신이 믿는 방향대로 만들어 내는 재미를 느끼고 싶은 지도 모른다. 그게 그의 기쁨 (조이) 일 테다.
|
# by | 2006/09/01 11:51 | Trends | 트랙백 | 덧글(0)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